황령산 - 안개가 드리워질 때 보는 풍경

부산에서 가장 높은 산은 금정산(801m)이고, 가장 시내에 있는 높은 산은 황령산(427m)이다.
그리고 황령산과 나란히 금련산(413.6m)이 있다.
황령산은 송신탑이 2개 서 있어서 부산 어디에서나 한 눈에 알아 볼 수 있고 야경으로도 유명하여 저녁이면 가족들과 연인들이 많이 찾는다.
정상 아래에 있는 주차장에서 전망대가 있는 봉수대까지는 걸어서 10분 정도.

황령산
황령산 정상 표지석

금련산
금련산(철탑 있는 곳)
사진 왼쪽 송신탑이 있는 곳이 황령산 정상.

봉수대에 다다르면 길고양이 한 마리를 볼 수 있을 것이다.
힘이 없고 피곤해 보이는 고양이인데, 그게 매력인 것 같다.
사람손을 거부하지도 않고 만져주면 기분 좋은지 꼬리를 살랑거리면서 가만히 손길을 즐기는 것 같다.
사람손에서 자란 것 같은데 무슨 사연으로 주인과 떨어져서 산속을 방황하고 있는 지 모르겠다.
항상 봉수대 축대 주위에서 맴도는 걸 보면 여기에서 찾아야 할 어떤 것이 있는 것 같다.



황령산에 가실 일이 있는 분은 고양이가 좋아하는 간식을 가져가 보시기를...

봉수대 옆에 있는 소나무 가지에는 참새들이 숨어서 수다를 떤다.
봉수대 옆에 서서 참새 소리 들으며 시내 풍경을 보고 있으면 귀가 평안해 지는 것 같다.
봉수대에 사는 참새
참새
시내의 차들이 다니는 소리가 여기까지 들린다.
차 옆에서 듣는 소리가 아닌 산속에서 듣는 희미한 차소리는 마치 자연의 일부인 듯 거부감이 없다.
마음이 편해지면 모든 것이 편안해 진다.
이름모를 들꽃도 산 속에서 보면 더 빛깔이 좋아보인다.평소에는 스쳐 지나갔을 작은 존재에게도 마음이 쓰인다.
이 꽃은 이름이 뭘까? 아는 분 댓글 남겨 주세요.
황령산 전망대에 피어 있는 들꽃

산속 날씨는 알 수가 없다. 
427m의 높지 않은 산인데도 날씨가 금방 변한다. 
산 아래에서 부터 거센 바람을 따라 구름이 몰려 오더니 금방 산 전체를 감싸고 온세상을 하얗게 만들어 버린다.

혹시나 기다리면 구름과 안개가 걷혀서 야경을 볼 수 있지 않을까 하는 막연한 기대로 기다려 보지만 안개는 더 짙어져서 송신탑도 가려 버리고,
황령산 송신탑
시내도 소용돌이 치는 안개 속에 빨려 들어가 시야를 하얗게 물들여 버렸다.
바람이 거세게 불어서 이따금씩 안개 사이로 시내가 힐끗힐끗 보이기도 한다.
황령산 전망대에서 본 풍경
해지기 전

황령산 전망대에서 본 풍경
해진 후
구름과 밀당하는 것도 나름데로 재미가 있는 것 같다. 
탁 트인 야경을 보는 것도 아름 답지만 구름이 조금씩 보여주는 야경도 색다르다.
어떤 방문객은 그 많은 맑은 날 중에 하필 오늘 이렇게 안개가 끼어서 경치가 않보이는지 한탄하시지만, 내게는 그 많은 맑은 날 중에 안개 낀 오늘을 잘 골라서 온 것 같다.
안개와 함께 변하는 부산 야경을 잠시 감상해 보시길...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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